이 글에서는 OCXO 의 한계, 그리고 현재 사용 중인 GPSDO의 측정치에 대해 기술한다.
현재 제작 사용 중인 GPSDO의 전면과 후면 사진(회로도 및 제작 관련 자료는 이전에 올린 글들을 참고한다)
흔히 OCXO 가 장착되어 있으면 무척 정밀하고 안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GPSDO로 추적해보면 생각처럼 그렇게 정밀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정을 한 시점 이후부터 주파수가 이동하기 시작하고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지만) 사용을 위해 전원을 ON/OFF 시킬 때마다 점점 더 멀리 이동한다. 이러한 일종의 "열충격"을 방지하려는 이유로 일부 장비는 코드만 꼽아 놓으면 무조건 OCXO에 전원이 인가되도록 설계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사용하지 않고 그냥 두어도 여전히 주파수는 이동한다. 사용 중에도 주변 온도가 크게 변하게 되면 눈에 띌 정도로 주파수가 점프할 수도 있다. 따라서 OCXO를 채용했다고 해서 무조건 정밀하고, 위상 잡음이 없고, 전원만 투입하면 언제나 정확한 클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반 XO 나 TCXO 보다 안정적이라는 의미이다.
만약 OCXO의 예열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오차를 유발할 수도 있으며(예열 시작 후 수십 분 까지도 서서히 주파수가 변한다.) 상황에 따라 TCXO 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아래는 보유 중인 장비들을 GPSDO로 교정하면서 획득한 값이다.
1 번 장비 1980년대 제작 AT-CUT 추정 10Hz (교정 후 OVEN 예열 유지 6개월 경과)
2 번 장비 2000년대 제작 SC-CUT 추정 1Hz (사용 빈도 낮음)
3 번 장비 2000년대 제작 SC-CUT 추정 1Hz(사용 빈도 낮음)
4 번 장비 2000년대 전후, OCXO 제작기술 미상 4Hz(사용 빈도 낮음)
5 번 부품 1980년대 제작, 10 년 이상 보관, AT-CUT 추정, 이것은 재가동 후 안정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었다.
(약 1주일 이상 연속 전원을 투입해도 계속해서 상향 드리프트). 안정화되기 이전까지는 기준 클록으로서의 사용 의미가 없으므로 이것을 GPSDO 가 아닌 다른 회로에 사용했다면 만족하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또는 오동작)
※ 주파수 변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크리스털 발진자 자체의 질량 변화(실제로 내부의 오염물질로 인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발진 회로의 경년변화, 오븐 제어 회로의 변화, 오븐 자체의 기계적 변형 등.
위와 같이 사용 중인 OCXO의 품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랜시간 교정을 하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더 멀리 주파수가 이동해 있을 수 있다. 드물지만 OCXO 자체도 사용 중 불량 또는 성능의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교정하고 상태를 추적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GPSDO 가 있으면 언제나 정확한 기준 클록(10 MHz)을 얻을 수 있고 자체 교정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특수한 장비 없이 OCXO 자체의 특성이나 안정성을 스스로 테스트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GPSDO로 얻을 수 있는 정밀도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진다.
제작된 장비로 측정된 실내 GPS 수신기의 1PPS 신호의 앨런 편차를 보면 아래와 같다.
(더 안정적인 수신기, 더 안정적인 발진기, 더 좋은 신호 수신 상태에서는 이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작동 중에 측정된 것이므로 OCXO의 드리프트가 발생시킨 선형 편차는 제거되었다.
이것을 10MHz 클록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1초면 0.1Hz 부근
즉, GPS 1PPS 신호를 그대로 기준 클록으로 사용할 때 이론상 얻을 수 있는 정밀도에 해당한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10MHz 클록 레퍼런스를 +-0.1Hz 로 조정 가능할 것이므로 아마추어적인 용도에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나 그다지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1GHz 의 경우 편차가 100배로 증가할 것이므로 얻을 수 있는 정밀도는 +- 10Hz 로 된다.)
10 초면 0.01Hz 부근 1E-9
100 초면 0.002Hz 부근 2E-10
1000 초면 0.0002Hz 부근 2E-11
2000 초를 넘어서면 E-12 영역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E-12 면 루비듐 오실레이터의 안정성 영역)
여기까지 읽어보면 1PPS 의 추적 시간(시간 상수)만 늘리면 될 거 같지만 그렇게 쉬운 얘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OCXO 에서(사용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안정성이 500초를 유지할 수 있으면 매우 성공적인 것이다.
원저자인 Lars 의 글에 따르면 AT-CUT (저가 혹은 구형 OCXO) 에서 10~100 초. SC-CUT(신형 또는 고급 OCXO) 100-1000 초. 루비듐 오실레이터에서 5000~20000 초가 가능하다고 한다.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양품"에 한한다.
내가 사용 중인 OCXO(이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이 오븐은 구형 텍트로닉스 카운터에서 나온 것이다.) 는 AT-CUT 으로 추정되며 전원 안정화와 온도 변화를 최대한 억압해도 시간상수 200 초 부근이 한계이다.
※ 그 이상 설정하면 주파수 드리프트가 누적되어 작동 도중 1PPS 동기화가 풀린다(PLL 루프가 UnLock 됨)
EEVblog 를 보면 SC-CUT OCXO 를 사용하여 자작으로 만든 경우 대부분 500초 이내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500초를 넘어서는 경우는 DOCXO(이중 오븐)을 사용하거나 특성이 매우 좋은 OCXO 의 경우이다.
GPSDO 에서 오실레이터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한 가지 방법은 "HOLD"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HOLD 를 시키면 오실레이터는 더 이상 GPS 신호에 동기화하지 않고 현재 값을 유지(고정, HOLD)한다.
시간이 흐르면 오실레이터의 발진 주파수는 서서히 변하고(보정이 없으므로) 이것을 GPS 1PPS 신호와 비교하면 아래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오실레이터 자체의 드리프트 현상(위 또는 아래)
2. GPS 신호가 1초 간격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할 수 있다. 여기서 속칭 톱니(Saw tooth)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는 약 1000 초간 기록된 홀드 모드 상황에서의 OCXO 드리프트 모습.
붉은색은 상향 드리프트, 푸른색은 하향 드리프트이다. 위아래로 빠르게 진동하는 것은 1PPS 신호의 지터이다.
만약 매우 안정적인 OCXO 를 사용한다면 점진적으로 오르거나 내리지 않고 똑바로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PPS 신호를 오실레이터가 보정하며 따라가므로 오실레이터의 주파수(결국 전압=DAC 값)를 추적해도 주파수 드리프트 추이를 볼 수 있다. 아래는 최근 측정된 값(20시간)의 그래프이다.
20시간 동안 약 +-1.5E-9 (+- 0.015Hz) 드리프트 한다.
이것은 오차가 아니며 GPS 신호에 동기화하기 위해 오실레이터가 그만큼 따라갔다는 의미이다.
즉, 오실레이터의 드리프트 값이고 이는 결국 오실레이터의 주파수 안정성 수치이다.
따라서 아래나 위로 꺾이지 않고 일직선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안정성이다.
약 43000 초 이후에서 Lock 이 3회 풀린 것이 관찰되는데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GPS 신호 이상 또는 솔라셀로 충전되는 배터리의 급격한 전압 변화로 추정한다.
평상시에도 아주 드물게 운용 중에 Lock 이 풀리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GPS 신호의 이상이다.
참고로 상기 그래프에서 56000 초 이후로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이 보이는데 이 때는 온도 변화가 가장 작은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호기심 충족 차원에서 케이스에 들어가기 전 테스트 모습의 사진을 추가한다.
정리
1. OCXO 는 안정적이지만 일반적인 생각처럼 안정적이지는 않다.
2. GPSDO 는 측정장비의 교정뿐만 아니라 오실레이터의 장기 안정성(성능)을 파악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