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DO 의 제작 및 테스트(3)

이전 글을 읽어보면 GPS-DO 의 로컬 오실레이터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실레이터가 안정적이면 GPS 의 PPS 신호를 더 긴 시간동안(예컨데 500~1000초 이상) 정밀하게 누적 측정할 수 있고 이는 곧 정밀도의 향상으로 이어진다.(안정적인 오실레이터라면 이론상 원자시계 수준까지 정밀도를 낼 수 있다)

따라서 GPS-DO 를 운용해보면 누구나 안정적인 오실레이터에 대한 욕심이 날 수 밖에 없게 된다. (오실레이터의 안정성을 직접 그래프로 보게 되므로 자연스러운 현상)  비용상의 이유로 대부분 OCXO 를 사용하고 있지만  루비듐(루비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금속물질  https://ko.wikipedia.org/wiki/%EB%A3%A8%EB%B9%84%EB%93%90 ) 오실레이터가 가장 나은 성능을 낸다.

 

이 글에서는 현재 사용중인  OCXO 의 개조 및 측정에 대해 서술한다. 

 

루비듐 오실레이터 PRS-10 의 내부 사진.

https://www.thinksrs.com/products/prs10.html

 

 

아래는 몇몇 OCXO 의 내부 사진이다. 

출처  https://www.eevblog.com/forum/metrology/teardown-of-bliley-ocxo-module/

 

DL4YHF 가 시도한 OCXO 개조    https://www.qsl.net/dl4yhf/dcf77_osc/index.html

 

좀 더 특수하게  만들어진 제품들도 있다.

HP E1938A OCXO 

http://www.leapsecond.com/museum/e1938a/

 

HP E1938A Quartz Oscillator

Pin number Pin number Pin number of special of DB-25S of DA-15 on sub-D: (equiv.): puck: Description: 1 1 10 ACOM/DCOM 2 2 2 VREF common 3 3 9 (indirect) EFC shield 4 4 none TX, serial port 5 5 none Data from PIC none 6 none not used none 7 none not used n

www.leapsecond.com

E1938A 의 구조 및 상세한 자료 http://www.karlquist.com/osc.pdf

 

해외 오엠들의 경우에는 E-12 정도의 오차는 그냥 보통 수준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E-11 도 정밀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원자시계 수준 정도는 가야 인정받는 곳인가 싶다. 

 

서론은 여기서 마치고 아래부터 내가 사용하는 OCXO 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준비되어 있던 것은 고장난 텍트로닉스 카운터에서 나온 ISOTEMP OCXO 와 실험용으로 사둔 NEO 6 GPS (구입당시 NEO 6 은 신형 수신기였다) .  아두이노는 다른 프로젝트에도 많이 사용하므로 여분이 있었고 나머지 IC 만 입수하면 바로 착수 할 수 있었다.(그러나 실제 만들기 까지 몇년이 지나갔으니..)

 

십여년 넘게 부품함에 고이 모셔두었던 OCXO 는 외관상 별 문제 없는 것으로 보였고 기본 테스트에서 10MHz 가 잘 출력 되었다.  다만 이 오실레이터는 옆구리에 있는 구멍을 통해 조정봉을 넣고 돌려서 주파수를 조정하는 일명 MFC(mechanical frequency control) 방식이라 개조 없이는 이 프로젝트에 사용할 방법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수정 주파수를 조정하는 방법은 병렬 연결된 보상 캐패시터의 용량 변경이므로 트리머 캐패시터일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 되었으나 이것을 분해해서 들어내고 버랙터(바리캡)로 교체하는 것에는 큰 결단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것은 고생길의 서막을 알리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 OCXO 는 ISOTEMP 44-12 시리즈로 제작시기는 80년대,  스펙을 설명하는 어디에도 SC 컷 이라는 얘기가 없으므로 AT 컷으로 추정이 된다.  스펙을 보면 좀 더 알만한 사항이다. (https://www.yumpu.com/en/document/read/5529291/ocxo-44-12-crystal-oscillator-specification)

 

1일 안정성은 +- 1E-8 (신형 131 모델을 보면 1일 안정성이 +- 5E-10 이므로 이것보다 약 20 배 떨어진다.) 

온도 안정성은 0-70도 범위에서 무려 +- 2E-7  (+- 2Hz 오차)

참고로  같은 회사의 신형 131 시리즈 고정밀 제품이 +- 5E-9 이고, 일반적으로 +- 20E-9 이므로 온도 안정성은 10~40배 이상 떨어진다. 이같은 열악한 온도변화 성능은 나중에 GPS-DO 의 장시간 로그 분석시 잘 들어나게 된다.

그래서 44-12 를 요즘 제품 기준으로 보면 스펙 미달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80년대 당시 기술로는 정상이겠지만) 

 

내부 구조를 보면 당시 기술력을 감안 할 수 있다.(독특하게 크리스털이 유리 봉입이라 내부가 보인다)

※ 참고로 OCXO 를 분해하고 뭔가 값을 바꾼다는 것은 하지 않는게 좋다. 제조 당시 해당 크리스털의 거동 특성에 맞춰진 값들 이므로 추천하지 않는 작업이다. 여기서는 실험의 목적이다.   

상기 사진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왼쪽은 바깥 케이스고, 스펀지는 보온재이다. 

작은 철재 상자는 열선이 감겨있는 오븐이고 PCB는 그 안쪽에 들어가서 고정된다. 

따라서 모든 부품(발진회로, 온도유지용 OPAMP-기판상의 원형 금속캔 TO-99, 크리스털 등)이

오븐 속에 들어가서 항온 유지된다..(적어도 그렇게 되길 바라는게 제작사의 바램이다) 

 

 DL4YHF 의 개조기를 보고 (https://www.qsl.net/dl4yhf/dcf77_osc/index.html)  참고하여 개조를 했다. 

먼저 용량 당 주파수 변위를 측정해보니 대략 1pf 증가시 -10Hz 정도 떨어진다. 

스펙상 +-4ppm (80Hz) 의 변경 범위를 제공하지만 실제로 측정을 해본 바,  트리머를 유지하고(높은 주파수 측으로 최대로 뽑아 놓으면 되므로) +- 20Hz(40Hz)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 되었다.  따라서 필요한 용량은 약 4pf 에 해당한다. 

 

해당 캐패시턴스를 가진 바랙터가 없었으므로(UHF 대역용이 적당하나 나는 없다, 4148 로 시도 했으나 실패)  4~40pF 를 제공하는 BB910 과 10pf NP0 캐패시터를 직렬 연결하여 사용하기로 한다. (어차피 직렬 캐패시터는 DC block 용으로 반드시 장착 되어야 한다. 크리스탈 쪽으로 제어 전압이 유입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회로는 간단하다. BB910 + 10pF 직렬로 연결하여 크리스털과 GND 사이에 부착(보통 보상용 캐패시터가 이 자리에 이미 장착되어 있으므로 병렬로 연결하면 된다) 하고  BB910 에 공급되는 EFC 전압을 100k 옴 저항을 거쳐 역바이어스(바랙터는 항상 역방향 사용) 하면 된다. 

여기서부터 고생길의 시작이다.

개조 후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가끔씩 주파수 출력이 사라지거나 터무니 없이 멀리 튄다.  처음엔 개조 부분의 이상이라 생각하고 몇번을 더 분해 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결국 개조 부분을 들어내고 테스트 하는 도중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원인은 어이 없게도 원래 달려있던 주파수 조정용 트리머 캐패시터의 고장으로 확인 되었다. (특정 구간에서 회전시 내부적으로 쇼트가 발생한다)  - 가차 없이 제거 되었다. 

 

이후 GPS-DO 에 장착되어 정상 작동하는데 이상하게 주파수가 끊임없이 올라간다.

재귀 혹은 되돌림 이라고도 하는 Retrace 현상이다. (https://quintenz.de/wp-content/uploads/2018/09/Appl_note_restabilisation_and_retrace.pdf 

GPSDO 에서는 DAC 값의 지속적인 하강으로 관찰된다. (즉 오실레이터의 주파수가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GPS 신호와 동기화 하기 위해 반대로 주파수를 내려야 한다.)

 

에이징을 위해 24 시간 켜두어도 상승 현상은 며칠째 계속 되었는데,  길면 몇주 까지도 걸린다는 EEVblog 의 조언이 있다.  내 경우는 약 일주일 가량 진행 되었다.  처음 2-3 일간은 매우 가파른 상승 그 이후로는 점점 느려진다. 

 

십여년 넘게(그 이전에도 작동을 안한 장비니 20년은 족히 넘으리라 추정) 부품함에 있었으니 그려려니 이해 할 수 밖에 없다.  이 현상은 GPS 같은 정확한 클록과 장시간의 로그가 동반되지 않으면 관찰하기 어렵다. 너무 천천히 진행되고 주파수(위상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하지만)변위 폭이 너무 낮기 때문에.. 

 

어느정도 안정화 되었다고 판단하고 24시간 로그를 추적 해보는데 이번엔 주변 온도 변화에 너무 민감한 것이 관찰된다.

 

아래는 DAC 값(결국 주파수 그래프)

 

아래는 동시간의 온도 편차 그래프이다 (청색은 OCXO 온도변화,  적색은 케이스 내부)  

 

온도변화를 주파수가 완전히 따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오븐이 고장이 아닐까? 했지만  아래 내용을 참고한다. 

 

1. 이 그래프는 편차만 표시된 것이다(선형 성분은 제거됨)  실제 오븐표면은 50도 이상, 케이스 내부는 그보다 10 도 이상 낮은 40도 부근이지만 비교를 위해 동일 선상에 표시하고 편차만 그린다.

 

2. 오븐 및 케이스는 기본적인 단열재 처리가 되어 있었다.(단열 되어 있어도 소용 없다는 것은 저 그래프를 보면 알게된다)

케이스 내부는 중앙값에서 최소 -2도  최대 +3 도 까지 상승한다. (최대 5도)

오븐 온도는 그것의 약 절반인 최소 -1도 최대 +1.5 도 이다. (최대 2.5도)

 

3. OCXO 의 스펙이 30도 기준에서 환경 온도가 0~70 까지 변동시 +-2Hz 즉 4Hz 변화이므로  1도 온도에 0.057Hz 움직인다고 추정 할 수 있다. (물론 온도에 따른 선형 편차가 아닐 것이므로 1도에 0.057 이 정확하지 않다는건 알고 있지만 추정치 이다)  DAC 변화량으로 보면 +2.5 도에서 약 2.5E-9 만큼 이동한 것이 보인다.  0.057Hz 는  5.7E-9 이고 2.5 도로 환산하면 약 14E-9 이다. 오븐은 스펙 내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사실 케이스 내부 온도로 계산하면 더 큰 오차가 발생하므로 오븐의 성능이 더 좋게 나온다)  바꿔 말하자면 너무 안좋은 온도 안정성의 OCXO.  최근 생산되는 OCXO 는 아무거나 집어들어도 이 오븐보다 10배 이상 나은 성능이다 .

 

GPS-DO 로 보정을 하지 않는 상태라면 이 상태로 1GHz 를 측정할 때 최대 2.5Hz (이날 하루 온도변화 기준으로 보면  +- 1.75Hz)오차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바로 GPS-DO 를 쓰는 이유이다.

GPS-DO 로 동기화 된 경우 최악의 경우라도 약 2E-10(최상의 경우 E-11 에 걸쳐 있다) 이므로 측정 오차를 0.2Hz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물론 이 오차율 역시 GPS-DO 의 한계라기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이 OCXO 의 한계이다.

 

※ 참고로 온도 변화로 인한 주파수 드리프트를 저감 시키기 위해 또 다른 외부 케이스가 마련되었고 현상은 다소 억압되었다. 

 

여기까지의 내용을 정리해서 요약하자면 

 

1. 성능이 떨어지는 OCXO(요즘 기준으로는 불량) 라도 GPS-DO 에 장착하면 쓸만한 수준의 정밀도를 얻을 수 있다.

 

2. 구형 OCXO 에 힘들게 EFC 기능을 추가 시킨다고 해도 원하는 성능을 얻기는 어려우니 속 편하게 신형 OCXO 를 사용하는게 낫다. (제조 기술 발전으로 고성능 저비용화 됨) 

 

다음 글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