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무선사(HAM) 이라고 하면
교신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도 있고, 교신보다는 자작(DIY)나 회로설계, 실험 등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설계나 테스트를 하려면 일반적인 계측기로(스코프 테스터기 등) 측정하기 힘든 RF 전력을 다루어야 하는데
스펙트럼 스코프나 네트웍 아나라이저 같은 전문장비가 있긴 하지만, 매우 고가이므로 대부분은 서비스 모니터를 쓴다.
서비스 모니터(커뮤니케이션 아나라이저 또는 커뮤니케이션 테스트-셋)라고 하는 것은 RF 측정(NA-network analyzer- 기능 제외) 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하나의 장비에 합쳐 놓은 것으로 대체적으로 아래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 1GHz 까지의 AM/FM/SSB 변복조
- 송신기(Duplex - offset generator 포함)
- 수신기(내부 감쇄기를 통한 고주파 전력(60~125W) 측정기능 포함)
- 스펙트럼 아나라이저(기기에 따라 성능이 제한됨)
- 오실로스코프(저주파용)
- 입/출력 RF 감쇄기(어테네이터)
- AF 시그널 제네레이터 및 디스토션 아나라이저
- 각종 톤의 디코더 및 엔코더
- 아나로그 혹은 디지털 방식의 전화기 송/수신 기능 포함.
아래는 다양한 서비스 모니터들이다.
8921 / 8920
일반 무전기 용이다. 많이들 쓴다.(구할 수만 있으면..)
8924C
8921 에 CDMA(2G) 측정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모 업체에서 불용장비로 매각되었으며 국내에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stabilock 4032
IFR COM 시리즈
신품은 천만원~몇천만원이 넘는 넘사벽의 가격이므로 저렴한 중고 제품을 구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대부분 상태를 알 수 없는 묻지마 장비들이 거래되고 있다.
이런 고가의 장비를 사용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상태가 안좋은 경우 수리/교정에 꽤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제대로 하려면 국내에서는 불가능하고, 본체를 보내거나 불량 모듈을 교체해야 한다.
특수목적의 장비인 만큼, 그 수리비용이 후덜덜 하다는 것을 알아두시고.(모듈 하나 교체에 몇십이상 우습게 들어간다)
그래서 고장으로 인해 교정기로서 사용하기 어려워진 경우 그냥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런 장비를 보유하게 되면 장비의 활용 보다는 계측기 자체의 성능에 몰두하게 되는 경향이 많다.
이것은 사진을 처음 배운 사람이 사진을 찍기 보단 사진기 자체에 몰두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한마디로 매우 소모적이고 피곤한 일이다.
모토로라 R2008 에 대해..
모토로라 R2008 의 경우 출시된지 매우 오래된 장비로써(국내에 제대로 된게 몇대나 있는지 모르겠다..)
몇년전 교정을 의뢰한 업체에는 교정이 불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최근 서비스 메뉴얼을 입수하였으므로 자체적으로 교정 절차를 진행하였다.
이때 까다로운 것은 기준기(레퍼런스)가 있어야 된다는 것인데(또 다른 서비스 모니터가 필요하다는 의미)
이런 이유로 계측기 수리를 위한 계측기를 보유할 수 밖에 없게 된다.(돈과 시간이 넘사벽으로 들게 된다.)
나의 경우는 아래와 같은 장비들을 사용한다.
1. TEK 스펙트럼 아나라이저(아나로그방식 구형)
2. 모토로라 2008C
3. HP8924C 2대(사용 및 백업용)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하였으나 하나같이 "성한" 녀석들이 없어서 고쳐진 장비 들이다.
제가격보다 훨씬 싸게 나온 장비들은 대부분 비슷한 상태일 것이다.
모토로라 2001~2008 시리즈에서 맘에 안드는 부분은 RF 블럭이다.
표준 신호에 동기되는 3개의 PLL 블럭과, 이 PLL 블럭과 동기화되는 별도의 PLL 블럭이 하나 더 있다.
가장 취약한 60.5MHz PLL 은 50Hz 표준클럭에 동기화 되고 있으며 이 이유로 위상잡음이 상당히 발생한다.
이 60.5MHz PLL 의 출력으로 500-1000MHz PLL 을 다시 동기화 시키고 있으므로 여기서 주파수 흔들림이 증폭될 수 밖에 없는 구조.
AM/FM 의 테스트에는 문제가 없으나, 선형성이 요구되는 SSB(DSB) 의 경우는 변/복조시 PLL 로 부터 많은 위상잡음이 동반된다.
+- 100Hz 로 SSB 의 톤이 울렁거리는 현상으로 나타나며 이것이 이 장비의 SSB 변/복조시의 단점 이다.
또한 FM 변조 신호와 스위프(sweep, 톱날파 신호) 전압을 Varicap-diode 에 인가하여 직접 변조하므로,
Varicap-diode 의 선형성에 의해 전압대 - 주파수 비율이 변한다.
무슨 뜻이냐면, Varicap 의 역방향 전압이 1,2,3,4,5V 로 증가하면 주파수는 10,20,30,40,50 MHz 가 되지 않고 1,25,40,45,50 처럼 비선형으로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스펙트럼을 볼 때 주파수 대역에 따라 센터 주파수가 좌 우로 빗겨 가거나, 중심에서 좌우측의 눈금비가 맞지 않게 된다.
이상이 아니라 원래 그렇다.
스펙트럼 전용 장비의 경우 아나로그라 하더라도 선형영역만 쓰도록 하면 되는데,
2008 의 경우 송수신기의 광대역 PLL 을 부분을 응용하여 기능을 구현하고 있으므로,
스펙트럼 자체의 기능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최대 스위프는 10MHz 범위이다.
* 교정가능한 부분으로는
- CRT
- 10MHz 레퍼런스(대부분은 이것 밖에 하지 못함..)
- DVM
- 스코프(수평 수직 정도)
- AM/FM 변조도
- 스펙트럼 스코프의 Vertical gain.
- RF 제네레이터 출력값(dB)
- 파워 모니터에서 입력 전력 측정값(Watt meter)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부분을 손보게 되었다.
- 기계식 어테네이터를 포함한 스위치류의 뻑뻑함 개선.
- 전면 저휘도 LED 의 교체
교정이 끝나더라도, 장비의 공식 스펙에서 거의 대부분 항목(전압과 주파수 측정 등을 제외한)이 +- 5~10% 정도의 오차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이 장비에 한해서 높은 정밀도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통상적으로 교정 기준 주파수인 250MHz 이외에서는 측정치가 오차범위 내에서 벌어진다.(오래된 장비라 심할 경우 오차 범위 밖으로도 나감)
다만 일반적인 무전기 또는 업무용 무전기의 검/교정 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장비가 현대식 디지털 장비에 비해 좋은 점은 비교적 간단한 회로로 되어 있어 내구성이 좋다는 점과,
어느 부분이든 수리가 가능한 구조 라는 점이다.
프로세서(CPU 보드) 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전부 일반적인 부품으로 현재까지도 구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
능력만 된다면 같은 기능을 하는 다른 소자로 대체도 가능하다.